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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블로그에 쓴 글쓰기에 대한 나의 생각

오늘은 우연히 학생에게 내 인스타그램 주소를 통해서 나의 블로그를 다시 들어가보았다. 그 블로그에는 여러 글들이 있었다. 그 중에는 비교적 최근의 일인 조혈모 세포 기증과 관련된 이야기와, 중고나라에서 사기를 겪어서 사법처리를 시도했던 기록들, 그리고 책을 읽고 쓴 글, 유럽 여행 중에 썼던 글들이 있었다. 또한 10년도 더된 대학교 1, 2학년 때의 내 기록들도 있어서 잠시 동안이나마 그 때 당시 내가 했었던 생각들에 대해서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 장면들 중에서는 더 이상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있지 않은 기억들도 있었고, 여전히 생생한 기억 속 한 장면으로 남아 그 때 당시 내가 무엇을 했었는지에 대해서 어렴풋이 말할 수 있는 기억들도 있었다. 그러다가 나는 좀 더 최근의 이야기를 보여주기 위해서 인스타그램에 있는 몇 개의 글들을 학생에게 보여주었고, 학생은 그 글을 읽었다고 하였다. 이런 일들 속에서 문득 나는 내가 최근에 글을 쓴 적이 많지 않고, 쓰더라도 결국에는 그 글을 누군가에게 제대로 공유했던 적은 없었다고 학생에게 설명을 했다. 설명을 하고 나서 글이라도 써볼까 싶었는데, 결국 제대로 된 주제를 잡지 못한채 집에 돌아가는 운전대를 잡았다. 운전대를 잡고 나서 집에 오는 내내 나는 최근에 왜 글을 쓰지 못했는지에 대해서, 최근뿐만이 아니라 어느 시기 이후로 글을 쓰는 행위 자체가 뜸해진건지에 대해서 고민을 하며 집에 돌아왔다.

집 앞에 차를 주차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내가 학교로 취직을 하고 나서 썼던 많은 글들이 주로 ‘학생'들과 관련된 글들이었는데, 그 ‘학생'들과의 관계 맺기의 과정에서 깊은 관계를 맺은지가 오래되었다는 점에서 첫번째 이유를 찾았다. 담임을 안한지 벌써 3년째고, 담임을 했었던 학생들과도 잦은 연락, 또는 드문 연락도 잘 하지 않는 나에게 사실 학생들과의 관계라는 건 생각할 거리가 되기가 힘들었다. 소설을 자주, 많이 읽을 당시에는 읽었던 소설이나 책이 글쓰기의 주제가 되었기 때문에 그것들을 소재로 글을 썼고 그것들을 오늘날까지도 누군가가 읽는 것이겠지만, 요즈음의 나는 재미있는 소설도 딱히 찾기가 힘들고 재미있는 수필도 찾기가 어려우며 인터넷에 있는 많은 글들이 AI로 써진 것들이기 때문에 흥미가 가지 않기 시작한지 오래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또한 졸업한 이들에 대한 생각들도 담임이 끝나면 연락처를 지우곤 했던 나의 특성상 나를 찾아오지 않는 경우에는, 또는 밖에서 우연으로라도 마주치지 않는 경우에는 생각을 할 기회를 갖지 못했고, 나조차도 그것을 꺼렸다. 대개는 내가 생각하는 교육 철학으로, 담임으로서의 관계는 끝났으니 인간으로서의 관계만 남은 것인데, 그것은 한쪽이 만남을 추구해야 만나지는 관계이기 때문에 나는 일단 접어두었던 것이고, 그 중에서 몇 제자들이 연락을 해온 덕에 그들과의 관계가 남았을 뿐, 그 외에는 더 이상 생각할 거리가 없었다. 그런 내가 글을 쓰기 위해서 졸업생들에게 연락을 할 생각이 잠시나마 들었던 최근을 생각해보면, 그건 내가 연구 과제로 삼은 것이고 그 마저도 사실 연락을 자주 한다기 보다는 1/2회 정도의 만남으로 끝을 맺을 생각이었기에 이 역시도 어딘가에 짧게 올릴 글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글을 쓰지 못했고 그래서는 안되어서 쓰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 이런 글을 쓴 건, 문득 학생들의 대화를 듣다보니 나는 학생들과 어떤 관계를 지향하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이 들어 이 의문을 정리하기 위해서이다.

나는 사실 워낙 과업 지향적인 인간이기 때문에 보통은 나의 인간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지 않고, 수업 이야기나 문학 작품 이야기들을 주로 하고는 하지만, 어쩌다가 그들이 나의 블로그 글이나 인스타 글들을 보고 나면 그들은 내가 그런 사람만은 아니라는 것을 느끼고는 할테니, 조금 고민이 된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했던 이유들로 나는 보통의 학생들과 깊은 이야기를 결국에는 하지 않고 약간은 상투적인 관계로 끝나가는 그 과정에 조금은 아쉬움이 있었던게 아닐까, 좀 더 진솔하고 인간적인 관계가 될 때 더 좋은 의미의 학습이 일어나는 것이 아닐까에 대한 생각을 하며 집에 들어왔다. 생각은 이렇게 했으나, 나는 내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앞으로도 많이 할 생각들이 많지는 않다. 하지만 다시 예전처럼 책을 좀 더 읽고 글을 쓰는 것에 대해서는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비교적 자유로운 형식의 글이어서 AI들로 쏟아낸 글들을 읽는 것보다 나의 뇌를 훨씬 더 자극하기 때문에, 나의 언어적 표현을 발전시키고 다양화하는 측면에서도, 나의 사고력을 더 풍부하게 만든다는 측면에서도 필요한게 사실이다. 어차피 곧 AI로 쏟아질 학생들의 글을 생각하면 이게 정말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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