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한 학생이 영화와 관련된 책을 읽고 있었다. 영화는 매력적인 매체이다. 특히 영화 촬영은 더더욱 매력적인 일이다. 대학 시절 영화를 한 번 찍어보겠다고 발버둥쳤던 그 때의 기억은 지금까지도 남아있는걸 생각하면, 나는 영화 촬영이 해볼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요즘은 브이로그가 대중화되어서, 영화라는 매체가 쉬워보이는 듯도 하다. 하지만 그럴 듯한 영화, 그러니까 2시간 남짓의 호흡으로 하나의 이야기를 담아낸다는 것은 적어도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 학생이 보고 있었던 책이 나에게는 너무 조악해보였다. 영화가 이렇게 간단하게 쓰일 수는 없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 책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예로 부터 예술이라는 장르는 늘 그렇듯 도제식으로 배워오던 분야였기 때문에 영화에 대해서 그렇기 짧게 서술해놓는 다는 것은 너무 '쉽게 배운 영화'의 느낌을 줄 것 같아서 싫었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모짜르트 같이 어릴 때부터 천재인 사람들도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처럼 대학교를 재학하던 중 영화 감독으로서 대단한 성공을 거두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모두가 그렇지는 않기 때문에 그런 재능의 일부 사람들을 제외하면 다들 도제식으로 영화학교나, 미술학교에나 들어갔던 것이고, 예전에는 왕실에서 운영하는 음악가들을 후원하는 집단들이나, 미술가들을 후원하는 집단들로 들어갔던 것이다. 그게 조선 시대 문학작품으로 보면 안민영의 '매화사'와 같은 작품으로 드러났던 것이고, 영국으로 치면 윌리엄 터너의 그림들이었다.
그런데 그 학생이 그 책을 몇 페이지 보다가 결국 접어버렸으니, 사실 그 마저도 이루지를 못했다. 읽어볼만 했던 책일 것 같은데, 그건 아무래도 내 판단이었던 것 같고, 필요해보일 것 같았던 그 책이 아닌 다른 책을 들고 왔을 때에는 더 이상 그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이 없었다. 그것도 괜찮다는 말 정도만 남아버렸다. 아쉽다.
예술은 정말 직관적이어서 보고 나면 이 작품이 나에게 예술적으로 다가오는지, 안다가오는지가 분명하다. 나에게는 이 포스트의 사진으로 넣어둔 오래전에 찍은 백남준의 다다익선이 그런 작품들 중 하나였다. 그 당시에도 지금에도 이 작품은 '진짜'였다. 그래서 뭔가 예술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너무 교양이 없으면 결국 감성팔이 일 뿐인 것 같고, 동시에 실력이 없으면 너무 조잡해 보일 걸 생각한다면 정말 진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역시 올해 가장 아쉬운 것 중 하나는 영화를 찍는 동아리를 못한 것이다. 다음에는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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